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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Essay), 그리기(Drawing)

골짜기의 노래



골짜기의 노래



이제 겨울은 끝이라고
힘차게
노래하는 숲으로 가자

조용했던 골짝에
빨간 금낭화가
등불을 켜는 계절

돌복숭아 고운 꽃잎이
봄바람에 흩날리며
나지막이 외친다

뜻을 이루기 전에
돌아가지 않으리
작은 물방울 내가 되어
강이 되고, 꿈이 되니

나가는 모습 말고
들어오는 모습만을
노랫소리 정겨운 건
바위의 부딪힘인가
물방울의 간지럼인가

물봉선의 떨림이
골짜기를 뒤흔드는
홍수가 되어
또 다시
겸허의 시간을 노래하리라

변함없이
서두름도 없는
긍정의 긴 이야기들





---------- 2017. 4. 23. 우연재 옆 계곡을 거닐다 계곡의 물소리에 취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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