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환자실에서

수술대 위에 나를 눕히고 준비가 끝났다며 시작을 외치는 마취과 의사의 외침을 듣고 나는 기억이 없다.
중환자실에서 바라본 시계는 세 시간이 흘렀다. 목이 아프고 무언가를 토해내고 싶고 띵한 머리며 여기저기가 아파온다.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전화도 면회도 안 된단다. 지극한 정성으로 살펴주는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밤을 지새웠다. 서울아산병원을 석달 동안 격주로 다니다니.
대뇌동맥류. 백금코일을 넣고 스탠트를 박는, 무서운 시술이다. 마취후유증인가 장을 도려내는 듯이 아픈 통증에 두 시간을 괴롭게 보내고 어지러움증에 시달리다 간신히 잠에 들다.
명의에게 받은 시술이니 걱정은 없다. 나이를 먹으면서 여기저기 성치 않은 부분이 자꾸 나오니 그게 걱정일 뿐이다.
조금은 더 할 일이 많은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를 떠나보내는 길  (0) 2021.05.19
퇴원 이후  (0) 2021.04.19
음성입니다  (0) 2021.04.09
내일을 위하여  (0) 2021.04.08
거리두기  (0) 2021.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