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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드닝

개구리와 뱀

 나의 마당에 작은 연못이 있다. 커다란 화분을 땅에 묻고 연을 심어 키운 지 몇 해, 올해는 더욱 예쁘게 꽃을 피운다.
어느 날, 지인이 우리집에 오다가 식겁을 하고 소리쳤다. 무슨 일? 뱀이었다. 
 뱀이 마당에 있으니 놀랄 밖에, 그것도 연못 앞에. 
바로 연못 속의 개구리 때문이라고 생각한 나는 연못을 없애기로 맘 먹었다. 
비는 구진구진 오고 나는 비를 맞으며 땀으로 목욕하며 땅을 팠다. 연이 많이 자라고 뿌리도 늘어났다.  개구리가 10마리도 넘는 듯 했다. 연꽃을 버리자니, 개구리는 어쩌고, 땅을 메울 흙도 없는데. . .
 
 남편이 말한다. 개구리 때문이 아닐 거라고, 연못 속의 개구리는 빨간 색이 보이는 개구리인데 독이 있어 뱀은 그걸 안 먹는다고. 그냥 뱀이 나왔을 뿐이고, 개구리 때문이 아닐 것이라고. . .
 
 결국 나는 개구리를 모두 내 쫓고 커다란 뚜껑을 덮었지만 얼마 안 있어 개구리들이 그 주변에 모여들었다. 비는 오고 갈곳  없는 개구리들이 물이 있고 꽃이 있어 좋았던 삶의 터전을 찾아 온 것 같아 갈등이 생겼다. 아무리 개구리를 잡아 멀리  던져도 다시 찾아오고야 만다.
 
결국 나는 이틀 만에 뚜껑을 열었다. 빗물이 고이고 다시 연못이 만들어졌다. 개구리들은 신이 났다. 와 나는 어쩌나?
 
산골에 산다는 건 얘들을 이웃으로 해야한다는 건가? 또 뱀이 나타나면 어쩌지?
나는 뱀이 정말 싫은데.
 

연못에는 연꽃과 개구리가 산다
정말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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