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는 먼 곳에서 사는 나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서울에 오지 않는다.
오늘은 대전역에 차를 두고, 기차를 타고, 다시 택시를 타고 서울대학병원에 왔다. 한 달 간의 긴 예약기간을 기다려온 터라 혹시라도 진료를 받지 못할까봐 미리미리 서둘렀다. 3월 8일 3시 예약이지만 1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하였다.
어릴적에 창경궁 앞을 지나거나 창경원에 왔었고, 대학다닐 때 종로거리나 종묘에 와 본 적은 있지만 이 암병원에 들어온 것은 처음인 듯 하다.
처음 방문 하는 환자에게 친절하게 안내해 준 덕에 쉽게 접수를 하고 가져온 영상도 저장하고 나니 배가 고프다.
직원식당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병원 정원으로 나왔다.
벤치에 앉아보니 아직 날은 추웠지만 나뭇가지에서 진한 자줏빛 꽃망울이 맺혔다. 핀 곳도 있다. 산골 나의 집 뜰의 설중매와 꽃이 비슷한 것 같다.
역사가 깊은 만큼 병원에 대한 신뢰도도 크며 여기의 많은 의사선생님들과 의료진은 가히 우리나라 최고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왔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쉽게 올 수 없는 상급병원이다. 동네 병원이나 지방병원에서 의뢰서를 가지고 온 만큼 내 몸 속 병의 원인도, 치료도 잘 될 것으로 믿으며....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주면민의 날에 (0) | 2023.05.05 |
---|---|
빗속 벚꽃 엔딩 (1) | 2023.04.05 |
지인의 마당 넓은 집에서 (1) | 2022.11.06 |
우연재의 가을 (1) | 2022.10.30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1) | 2022.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