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리던 비.
30군데가 넘게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나 산골에 사는 나를 불안하게 했던 건조한 봄날씨가 안도의 시간을 준다.
옛날 내가 근무했던 홍성에서, 지금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복수면에서 난 산불은 며칠 동안이나 우리의 마음까지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급기야 금산군 남이면의 산불 소식 까지 접하면서 산골살이의 불안함이 스멀스멀...
오늘 내리는 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삶의 안정을 갖게 해준다.
하던 일도 멈추고 온전한 농부의 안식일로 삼고 한적한 산길을 달린다. 산마다 때 이른 벚꽃이 지천이다. 벚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도 심었고, 벚꽃이 진 뒤 맺힌 열매를 먹고 씨를 산에 날라준 새들의 공로인가 이 산 저 산에서 벚꽃 축제를 하는 듯하다.
소양면으로 접어든다. 송광사 주변은 이미 다 꽃이 지고 오성제 저수지 가는 길가의 벚꽃도 이미 만개했고 빗속 엔딩을 맞고 있다. 지난 주말쯤에 이곳은 사람들로 넘쳐났을 것 같다.
마음에 들던 갤러리가 있어 가끔씩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전보다 저수지 윗쪽으로 카페와 펜션이 많이 늘었다. 한옥과 어울리는 소나무와 돌담 등의 조경이 참 좋아 보인다. 산에 물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은 경관을 연출하는 것을 알게 된다.
평일에 비오는 날이지만 카페에는 손님이 적지 않았는데 직원이 2층을 안내하여 가보니 편백으로 내부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룸에서 멋진 경관을 보며 차를 마실 수 있었다.
1981년 식목일, 42주년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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